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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혜로운 대인 관계에 대하여
    Book-review 2024. 4. 2. 15:25

    무서운 것은 산꼭대기가 아니라 비탈이다!

    눈길은 아래쪽으로 급전직하하고 손은 위를 향하여 내뻗는 비탈, 여기에서 마음은 자신의 이중의 의지 때문에 현기증이 난다.

    지혜로운 대인 관계에 대하여

    아, 벗들이여, 그대들은 내 마음의 이중의 의지도 잘 알지 않는가?

    눈길은 높은 곳으로 치솟아 올라가고 내 손은 심연을 붙든채 그 위에 몸을 지탱하고자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이것이 나의 비탈이며 나의 위험이다!

     

    나의 의지는 인간에게 매달린다. 나는 쇠사슬로 자신을 인간에게 묶는다. 나는 초인을 향해 위로 끌어당겨지기 때문이다. 나의 또 다른 의지가 위쪽으로 올라가려 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나는 인간들 사이에서 마치 인간들을 모르는 것처럼 장님으로 산다. 나의 손이 확고부동한 것을 잡고 있다는 믿음을 전적으로 잃어버리지는 않기 위해서다.

    나는 그대 인간들을 알지 못하며, 이러한 어둠과 위안이 종종 내 주위를 둘러싼다.

     

    나는 온갖 악한들이 오가는 성문 옆에 앉아서 묻는다. 누가 나를 속이려 하는가?

    사기꾼들을 경계하지 않기 위해 나 스스로를 기만해 버린다는 것. 이것이 대인 관계에서 나의 첫 번째 지혜다.

    아, 내가 인간을 경계한다면, 어떻게 인간이 나의 기구를 붙들어 두는 닻이 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너무도 쉽게 위로 끌어당겨지고 말 것이다!

    노심초사하지 말 것. 이러한 섭리가 나의 운명 위에 드리워 있다.

     

    그러므로 인간들 사이에서 애태우며 시달리고 싶지 않은 자는 어떠한 잔으로든지 마실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인간들 사이에서 정결하게 남아 있고 싶은 자는 더러운 물로도 씻을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이따금 다음과 같이 말함으로써 자신을 위로한다. “자!, 기운을 내자! 변합없는 마음이여! 그대는 한 가지 불행에서 벗어났다. 그러니 이것을 그대의 행복으로 누리라!”

    그리고 긍지에 찬 자들보다는 허영심 강한 자들을 아끼는 것. 이것이 대인 관계에서 나의 또 다른 지혜다.

     

    상처받은허영심은 모든 비극 작품의 모태 아닌가? 그러나 긍지가 상처 입은 곳에서는 긍지 이상으로 좋은 것이 자라날 것이다.

    삶이 멋진 볼거리가 되기 위해서는 그 연기를 멋지게 해내야 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배우가 필요하다.

    나는 허영심 강한 자들이 모두 훌륭한 배우임을 발견했다. 그들은 관객이 즐거운 마음으로 자기들의 연기를 보아 주기를 바란다. 그들의 모든 정신은 이러한 의지에 집중되어 있다.

     

    그들은 스스로 연출하고 스스로 꾸며 낸다. 나는 그들 가까이 있으면서 삶을 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은 슬픔을 치료해 준다.

     

    나는 허영심 강한 자들을 아낀다. 왜냐하면 나에게 그들은 나의 슬픔을 고쳐 주는 의사들이고 나로 하여금 연극에 집중 하듯 인간에게 집중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누가 허영심 강한 자들이 가진 겸손의 깊이를 제대로 잴 수 있겠는가! 나는 그들의 겸손 때문에 그들을 좋아하고 동정한다.

     

    허영심 강한 자는 그대들로부터 자신에 대한 믿음을 배우려 한다. 그는 그대들의 눈길을 먹고 살며 그대들의 두 손으로부터 게걸그섧게 칭찬을 먹어 치운다.

     

    그대들이 거짓말로 그를 칭찬하면 그는 그대들의 거짓말조차 믿는다. 왜냐하면 그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나는 무엇인가?’라고 탄식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모르는 것이 참된 덕이듯 허영심 강한 자는 자신의 겸손을 아지 못한다!

    그리고 대인 관계에서 나의 세 번째 지혜는 이렇다. 그대들이 겁에 질린다고 해서 내가 악인들을 싫은 눈길로 바라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뜨거운 태양이 부화하는 기적들, 즉 호랑이와 야자나무와 방울뱀을 보면 말할 수 없이 행복한다. 인간들 사이에도 뜨거운 태양이 낳은 아름다운 새끼들이 있고 악인들에게도 경탄할 만한 것이 많지 않은가.

     

    그대들 중 최고의 현자들도 내게는 그다지 현명하게 보이지 않듯이 인간의 악의도 실제로는 소문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이따금 고개를 흔들면서 물었따. 그대 방울뱀들이여, 그대들은 왜 아직도 고개를 딸랑거리고 있는가?

    진실로 말하노니, 악에도 아직은 미래가 있다! 그리고 가장 뜨거운 남국은 인간에게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겨우 폭 3.6미터에 생후 석 달밖에 되지 않았으면서 벌써 가장 사악한 악으로 불리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언젠가는 보다 큰 용들이 세상에 나타나리라.

    왜냐하면 초인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거대한 용을 갖기 위해서는 작열하는 태양이 축축한 원시림을 더욱 달구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그대들의 살쾡이가 호랑이로 그대들의 독두꺼비가 악어로 변해야 한다. 멋진 사냥꾼은 멋진 사냥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참으로 그대 선량하고 의로운 자들이여! 그대들에게는 우스운 점이 허다하다. 특히 지금까지 악마라고 불려 온 것에 대한 그대들의 공포가 그렇다!

    그대들의 영혼은 위대한 것과는 아주 거리가 멀다. 그러므로 그대들은 초인이 선의를 갖고 대하더라도 공포에 질리고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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