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과 생명의 순환을 만나는 시간
흙과 생명의 순환을 만나는 시간
《흙진주 Earth’s Treasure》 보안1942 전시 후기
서울 통의동 보안여관, 그 낡고도 고요한 공간에 다시 한 번 특별한 이야기가 스며들었습니다.
2025년 4월 4일부터 5월 18일까지 열리는 전시 《흙진주 Earth’s Treasure》는 우리가 너무도 익숙하게 지나쳐온 ‘흙’이라는 존재를 중심에 세우며, 자연과 생명, 인간과 지구의 관계에 대한 깊은 사유를 이끌어내는 전시입니다.
🌍 흙과 생명, 인간과 지구의 연결고리를 다시 꺼내보는 시간.
🪨 잊혀진 보물 같은 흙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감성적인 전시입니다.
흙, 보이지 않는 생명의 터전 🧬🌱
이번 전시에 참여한 네 명의 작가 — 김주리, 이은경, 이은영, 정아롱 — 은 각기 다른 시선과 재료, 매체를 통해 흙이 품고 있는 생명의 의미를 해석해냅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생명은 흙과 닿아 있습니다.” 🌎
이 문장처럼, 흙은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수천만 년 동안 생명의 죽음과 탄생이 반복된 흔적이자, 우리가 딛고 살아가는 삶의 기반입니다.
《흙진주》는 바로 이 잊혀진 보물 같은 흙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전시죠.
보안1942, 흙과 기억이 만나는 장소 🏛️🕰️
보안1942는 일제강점기 지어진 여관 건물을 리노베이션한 공간으로, 한국 현대사의 무게와 시간의 결이 서린 곳입니다.
이곳에 들어서면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조심스레 옮기게 되죠.
그 조용한 움직임이 오히려 전시의 메시지와 정확히 맞물립니다.
공간과 작품이 어우러져 마치 하나의 숨 쉬는 생물처럼 느껴졌어요.
전시의 구성: 3개의 공간, 4명의 시선 🎨🖌️
1. 김주리 (Juree Kim)
- J1: Castle (2025, 흙·소금·천연섬유)
김주리 작가의 작업은 흙이 가진 구조물성과 유한성을 동시에 드러냅니다.
특히 'Castle'은 마치 오래된 문명의 유적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소금과 물로 인해 천천히 무너지는 자연적 시간의 흐름을 품고 있죠.
⏳ 작품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2. 이은경 (Eunkyung Lee)
- K1~K9: Geological Colours, PLUTO 21.1 등
이은경 작가는 흙, 계란 템페라, 안료, 목판 등의 재료로 지층과 색, 자연의 과학적·조형적 아름다움을 탐구합니다.
🌋 특히 ‘PLUTO 21.1’은 마치 별의 풍경처럼, 먼 우주의 색채를 흙의 미시세계와 연결시켜 보여줍니다.
3. 이은영 (Eunyeoung Lee)
- Y1~Y3: A blank between 4 and 6
도자와 황동, 흙가루 등을 이용해 ‘무형의 시간’을 시각화한 이은영 작가의 작품은, 공간과 공간 사이에 존재하는 정지된 침묵 같은 감정을 전달합니다.
🌫️ 작품 앞에 서면 설명보다 침묵과 감각이 먼저 다가오죠.
4. 정아롱 (Arong Chung)
- A1~A13: The Sun, Faces, White Doves 등
정아롱 작가는 에그 템페라와 24K 금박이라는 고전적인 재료를 통해 현대적인 감정을 전달합니다.
✨ 특히 손 크기만 한 작은 패널에 촘촘히 채워진 금박과 템페라 작업은 기도하듯 몰입하게 하는 힘을 지녔어요.
프로그램도 풍성해요 📚🗣️
- 지질학적 색들 (토크)
2025년 4월 12일 (토) 10:30AM / 이은경 작가 - Study with BOAN1942
- 흙의 시학: 흙은 어떻게 주체가 되는가 (4월 26일)
- 흙이 선물한 다양한 맛과 향(5월 17일)
📖 전시에서 본 것들을 다시 곱씹어보기에 딱 좋은 구성입니다.
흙이 말하는 것들 🌾🌕
이 전시가 가장 특별한 이유는 바로 ‘흙’이라는 작고 낮은 존재에 귀 기울이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흙은 말이 없지만, 그 안에는
- 수천 년의 탄생과 소멸 ♻️
- 인간의 흔적
- 동식물의 생명
- 문화와 기억의 잔재 🧠
《흙진주》는 이처럼 우리가 눈여겨보지 않았던 것들에게 새로운 시선과 감각을 부여합니다.
관람 팁 📝
- 시간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돌아보세요.
- 사진 촬영 가능. 감성샷 남기기 좋아요.
- 카페 보안사단도 함께 들러보세요. 여운을 이어가기 좋습니다.
마무리하며 ✨
《흙진주 Earth’s Treasure》는 단지 흙을 다룬 전시가 아닙니다.
그 안에는 우리가 지구 위에서 살아가는 방식, 자연과 맺는 관계, 그리고 생명에 대한 책임감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술은 때로는 말보다 강하게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번 전시는 봄날의 나들이 겸 사유의 시간을 갖기에 정말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 당신도 잠시 멈춰 흙의 속삭임에 귀 기울여보세요.
흙의 속삭임을 따라가는 전시 🌿
《흙진주 Earth’s Treasure》 전시 속 장면을 짧게 담았습니다.
통의동 보안1942에서 만나는 흙과 시간의 이야기, 영상으로 함께 감상해보세요.